작년부터 소화가 잘 안된다고 말씀하던 어머니가 올해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. 이후 암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와 펫-시티(PET-CT)를 병행해 촬영하였다. 다행히 전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바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.
상급 병원은 어디로?
병기를 알고 가장 먼저 알아본 건 수술할 병원을 찾는 거였다. 병세가 심각했기에 경기도 쪽에서 수술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지만, 거동이 거의 되지 않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싶었다.
결국 가족이 모여 의논을 시작했고 몇 시간 만에 결론이 났다. 요점은 이랬다.
- 위암 3기로 최대한 빨리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.
- 병원이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.
- 의료 수준이 높은 곳이어야 한다.
또한 수술 일정이 이곳이 가장 빨랐으며, 집과 거리도 가장 가까웠다. 의료 수준은 경기도 보다 약간 낮았지만, 한시가 급했기에 이곳으로 선택했다.
수술 당일
큰 수술인 만큼 많은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. 혈액 검사도 하고, 혈관에 주사도 달았다. 수술 시작 전 마지막으로 회진 하며, 의사가 말했다. 복강경 수술로 시작하지만, 상황에 따라 개복 수술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.
그렇게 수술은 시작됐다. 오전 7시 30분. 어머니가 수술실에 들어간 시간이다. 수술실 내부가 얼마나 큰지 같은 시간에 들어간 환자들만 13명이나 됐다.
시간이 흐르면서 아까 같이 들어갔던 환자들이 하나 둘 병동으로 이동 됐다. 아직도 수술 중인 어머니는 그렇게 4시간을 넘겼다.
20분 정도 시간이 더 지났을까? 의사 한 분이 밖으로 나와 우리를 불렀다. 아버지와 난 동시에 벌떡 일어나 그곳으로 갔다.
의사는 수술실 옆 회의실로 우릴 안내했다. 어째 뜸을 드리는 의사가 수상쩍다. 모두 의자에 앉자 의사는 입을 열었다.
전의가 의심돼 개복 수술로 진행했고, 위암이 췌장으로 전이된 걸 확인했다고. 검사에서는 3기였는데 이젠 위암 4기 판정이 된 샘이다.
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? 걱정이 든다. 그래서 의사에게 뭘 해야 되는지 물어봤다. 의사는 항암 치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.
믿기지 않았던 위암 3기 진단, 수술 후 4기 판정.
지금도 이해가 안된다. CT 촬영 검사에서는 3기로 나왔고, 정밀 검사이기에 의사도 수술하면 금방 낫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.
하지만, 이게 현실이다. 주치의가 말하길 갑자기 몇 주 만에 암이 커져 전이 됐을 수도 있고, 췌장 쪽이라 잘 안보였을 수도 있었다는 거다.
원칙적으로 췌장 일부를 절제 해야 했지만, 어머니 나이가 많아 사망할 위험이 커 더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.
그러면서 어떤 암이든 병기를 정확이 알려면 수술하면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덧붙여 말했다.
마치며
수술 한지 벌써 이틀이 넘었는데, 아직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. 지금 상태로는 선망 증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전혀 예측이 안됐다.
어머니는 위암 3기로 암 덩어리만 떼어내면 다 끝나는 줄 알고 수술대에 올랐던 거다. 회복이 되면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.
암이란 건 정말 무서운 거 같다. 그렇게 정밀하다는 CT 촬영 검사도 맞지 않다니 말이다. 결국 수술 전 까지는 아무도 암의 깊이를 알 수 없다는 게 된다.
무서운 암. 늦지 않도록 아프지 않을 때 꼭 검사 받자. 귀찮고 무섭다는 핑계는 큰 병을 불러 일으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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